당 혼란, 근본적으로 '윤심' 집착에 있어
尹대통령 '당무 불개입' 연일 강조하는데
與 의원들, 대통령 거짓말쟁이로 만드나
여의도 가장 큰 관심사는 '대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어디에 있는가'다. 윤심은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지만,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대게 윤심에서 시작하고 윤심에서 끝이 난다. 최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2선 후퇴와 '신윤핵관' 등장, 원내대표 선거를 둘러싼 눈치싸움, 이준석 전 대표의 추가 징계 논의까지 윤심이 거론되지 않은 사건이 없다.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그 과정에서 실체 없는 윤심을 좇고 있는 의원들의 모습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친윤계로 손꼽히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심이 어디있냐. 오직 의원들의 본심만 있는 것", 출사표를 가장 먼저 던진 이용호 의원도 "윤심은 실체가 없다, 서너 사람이 만들어 낸 허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내대표 경선은 잠정 후보군만 자천타천 10여명으로 치열할 것으로 보였으나 '추대론' 주인공 주호영 의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선거에 도전한 사람은 이 의원 단 한 명뿐이다.
후보등록 마지막 날까지 고심하던 잠재적 후보들이 마음을 접은 것은 '윤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투표를 해야 하는 대다수 의원들 역시 "추대론이 대통령의 뜻이 맞긴 한 것인지조차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정작 윤 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의원들이 윤심에 집착하면 할수록, 국민은 '당무 불개입'을 선언한 윤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의심할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계속되고 있는 내부 혼란은 근본적으로 당이 '윤심'만을 바라보고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도 이를 알고 있기에 연일 당무 불개입을 말하고 있는 것이며, 윤핵관 2선 후퇴도 모두 이러한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다. 윤 대통령을 놓아주지 못하는 것은 당 소속 의원들이다. 무슨 사건만 터지면 윤심을 살피려는 의원들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 민생·경제·외교 등 당이 힘을 쏟아야 할 곳에 집중하고, 독자적으로 가야 할 길을 가야한다. 윤심을 잊어라. 그래야 당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