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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금융시장 요동… 日엔화 32년, 中위안화 환율14년래 최고


입력 2022.10.20 22:02 수정 2022.10.20 23:33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미국 ‘킹’달러와 일본 경제환경 급속 악화로 엔화 환율 급등

미국채금리상승·코로나확산·경기침체에 위안화 가치급락

엔·달러 환율이 20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 보관중인 엔화.ⓒ 연합뉴스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킹달러화로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이 32년 만에 150엔을 돌파하고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대표 통화약세에 ‘제2의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0엔을 넘어섰다. 엔·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뜻이다. 지난 9월 1일 달러당 140엔대를 넘어선데 이어 50일 만에 환율이 추가로 10엔이나 오른 것이다. 연초 달러당 115엔대에 머물렀으나 150엔대까지 붕괴하면서 올들어 35엔가량(30.4%)이나 뛰었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초엔저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킹’달러와 일본의 경제환경 악화 때문이다.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된 것도 약세를 부추겼다. 일본 총무성은 이날 2022회계연도 상반기(2022년 4~9월) 무역수지가 11조 74억엔(약 105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기 기준으로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79년 이후 최대 규모 적자다. 9월 무역수지도 2조 939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8월(2조 8173억엔 적자)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 폭이 2조엔을 넘어섰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일본은행이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엔화 초약세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현재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고 있다.


위안화와 달러화. ⓒEPA/연합뉴스

위안화 환율 역시 급등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7.2279위안으로 마감했다.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위안화 가치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이 깨짐)’를 기록하는 등 가치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미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까닭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서의 명확한 인플레이션 상황 때문에 국채금리가 올랐고, 이 때문에 달러화 가치도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55%까지 올랐고, 10년물 금리도 4.14%까지 올랐다.


더욱이 미국 실업률은 지난 5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인 3.5%를 기록했고, 8%대 고물가가 3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다음달 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시장 위기 등도 위안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아이리스 팽 ING은행의 중화권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방역을 유지하는 것보다 낫지만 다른 나라들은 이제 코로나 방역 조치가 거의 없는 곳이 많다”며 “(입국자에 대한 방역 완화가) 위안화의 ‘경로’를 바꾸기엔 충분한 조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가치 추락은 아시아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경고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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