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의원 50명 참석 인산인해
친윤 '국민공감' 소속의원 다수참석
김기현 "尹정부 성공해야 총선승리"
"전당대회 입구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김기현 3·8 전당대회 캠프 개소식에 주변 일대가 들썩였다. 빌딩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당시 유세장에서 사용했던 대형 북이 등장했고, 피켓을 든 지지자들은 연신 "김기현, 김기현"을 외치며 뜨거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날 행사에는 3000명 이상 모인 것으로 캠프 측은 추산했다.
김 의원은 이날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대북'을 두드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캠프 측은 "이 북은 윤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조직이었던 홍보유세팀이 보관·관리 해오던 것으로, 충남에서 공수받아 이날 행사장에 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11㎡(64평) 규모 캠프는 인산인해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김 의원을 지지하기 위해 모인 전·현직 의원만 50여명에 달했다. 이철규·박수영·배현진 등 친윤(親尹)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의원들 다수가 참석했다. 입구에서 길이 막혀 들어 오지 못해 돌아간 의원만 여럿이라고 캠프측은 밝혔다. 축사를 한 정우택 국회 부의장은 "들어올 때 전당대회 입구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며 "여기가 전당대회인지, 캠프 개소식인지 모르겠다"고 개소식 흥을 돋웠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공개 지지도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개소식에 축전을 보내 "김 의원은 당이 어려운 시기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아 1년간 당을 이끌면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며 "당대표로서 능력과 자질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국민의힘 앞에 남아있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며 "국민통합을 위해서 무엇보다 당이 하나가 되어야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하나 된 국민의힘을 만들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게 김 의원이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병석·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신경식·유준상·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 이인제 전 경기지사, 김광림 전 최고위원 등 원로인사들과 이영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회장도 참석해 김 의원을 지지했다. 특히 황 상임고문은 "수도권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수도권을 걱정하기 전에 나라를 걱정해줬으면 좋겠다"며 당권주자 안철수·윤상현 의원의 '수도권 당대표론'을 정면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되는 후보다. 그는 인사말에서도 윤 대통령과의 화합과 통합을 적극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과 당대표가 따로 노는 것 때문에 오랜 세월 당이 고통을 받았는데 이를 반면교사 삼아서 윤석열 정부의 개혁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야 다음 총선에서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대통령실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연일 비판하며 당대표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 "언론 차원 평가를 경청할 뿐"이라며 "출마할지 말지 예단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 나 부위원장이 현명하게 잘 처신하고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전당대회 '윤심 개입설'에 대해선 "대통령도 저도 윤심이 '있다', '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저는 민심과 당심을 받들어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당대표 공식 출마선언을 한 안철수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총선에 지고서 김치를 드실 건가'라며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비판한 것에 대해선 "김기현에게 맡기면 지는 일이 없다.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