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전 연습 경기에서도 쾌조의 컨디션
리그 최고 수준의 땅볼 유도형 선발 투수
한국산 잠수함 고영표(KT)가 202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의 첫 포문을 연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WBC 본선 1라운드 호주와의 1차전을 치른다.
이 감독은 아직 호주전 선발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고영표가 마운드에 오를 것이 매우 유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평가전을 치렀던 대표팀은 7일 경기에서도 고영표가 등판하지 않았다. 앞서 이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서 “내일은 등판하지 않은 투수들이 모두 나올 것”이라 밝힌 바 있어 고영표를 호주전 선발 투수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WBC는 시즌이 개막하는 4월보다 한 달 먼저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 조율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특히 날씨에 민감할 수 없는 투수들은 더욱 큰 애를 먹을 수 있는 상황.
실제로 대표팀에 발탁된 투수들 대부분은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부터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와 귀국 당시 항공편 결항 등의 변수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서도 고영표는 가장 빠르게 몸을 끌어올린 투수다. 고영표는 지난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2군과의 연습경기서 선발 투수로 출전해 3이닝 동안 13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노히트 무실점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투구수 관리도 일품이었다. WBC는 라운드별 투구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투구수 관리를 필요로 한다.
당시 고영표는 3회까지 던진 뒤에도 당초 계획된 투구 수가 남아 4명의 타자를 더 상대하고 마운드서 내려왔다.
고영표가 땅볼 유도형 투수라는 점도 호주전 선발로 예상하기 알맞다.
호주 타선은 거포형 타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섣불리 고영표의 떨어지는 공을 건드릴 경우 타구가 땅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도쿄돔 특유의 무른 그라운드와 긴 잔디는 빠른 땅볼 타구를 억제하기 때문에 내야 수비가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강철호 역시 이를 대비해 땅볼 유도형 투수들을 대거 선발했고, 선발진에서는 고영표를 주축으로 로테이션을 구성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