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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 막을 수 없는 흐름 사이…10대 유튜버 향한 엇갈린 시선 [청소년 유튜버②]


입력 2023.06.18 14:01 수정 2023.06.18 14:0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현명한 미디어 프로슈머로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

다양한 시각과 의견 포출하는 것 긍정적 기여 있다”

지금은 학업상의 이유로 영상 게재를 중단했지만, 지난 2018년 11월 첫 게재한 ‘바다포도 ASMR’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초등 ASMR’계에 한 획을 그은 유튜버가 있다.


당시 9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했던 띠예가 그 주인공으로, 또래 친구들은 물론 2, 30대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까지 받으면서 초등 유튜버의 롤모델이 됐었다.


띠예의 바다포도 ASMR 영상ⓒ유튜브 영상 캡처

그러나 이러한 띠예도 잠시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2019년 유튜브가 “어린 미성년자(만 13세 미만)가 등장하는 동영상과 부정적인 댓글을 유발할 수 있는 청소년(만 18세 미만) 동영상에는 댓글을 차단할 것”이라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청자들의 재치 있는 댓글이 재미 포인트가 됐던 띠예가 타격을 받은 것. “이가 썩으니 콜라를 많이 먹지 말라”는 띠예의 말에 “이미 임플란트라서 괜찮다”고 답해 웃음을 유발하는 등 일명 ‘달콤이’들의 ‘주접 댓글’이 이 채널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으나, 유튜브의 규제가 이 매력을 막은 셈이 됐다.


물론 유튜브의 이 같은 정책에 찬성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어린이들을 향한 악성 댓글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규제가 필수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지난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아동·청소년이 휴식 없이 3시간 이상 실시간 방송에 출연할 수 없으며, 아동 학대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도 제작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 개인방송에 출연하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방송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규제 및 제약이 덜하다는 것이 유튜브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아동·청소년의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해서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기도 하는 것. 어린이, 청소년들이 유튜브 콘텐츠 시청을 넘어, 영상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등 활용 방식이 점차 확대되면서 관련 규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것으로 모든 우려들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악성 댓글에 노출되는 확률은 줄었을지 모르나, 각종 유해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유튜브가 청소년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일부 어린이, 청소년 유튜버들이 직접 만들어내거나 또는 그들이 출연하는 유해 콘텐츠를 또래 친구들이 접할 경우,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되는 지점이다.


한 예로 1020 최신 트렌드에 맞춰 컨텐츠를 제작한다’고 설명돼 있는 유튜브 채널 하이틴에이저에서 공개 중인 ‘일진과 찐따’에서는 일진 여학생이 남학생을 집에 초대해 성관계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 담기거나, 일부 선정적인 콘셉트, 장면들이 포함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다만 이것을 ‘규제’ 통해 통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문제 있는 세상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만드는 문제없는 이야기를 담는 유튜브 채널 ‘문제없는 스튜디오’에서는 지난 2020년 어린이, 청소년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게재했는데, “소통을 중요시하는 친구들에게 라이브 권한도 뺏고, 댓글 권한도 뺏으면.. 그건 어른들 탓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애들 유튜브 하는데 몰려와서 악플을 다는 것이니까”, “제지하거나 못 사용하게 하는 것보다는 좋은 방향으로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정말 아닌 것만 바로잡아주시고, 우리를 믿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었다.


전문가는 어린이, 청소년 유튜버들의 긍정적 의미가 없지 않으며 이미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된 만큼, 더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현명한 미디어 프로슈머(미디어 콘텐츠 소비자+생산자)로 살아가야 한다”며 “10대 유튜버가 늘어나는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은 아니라고 본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가 여성보다는 남성의 시각에서, 청소년보다는 성인의 시각에서 이 세상의 모든 현상들을 바라보고 미디어를 통해 재현해다. 10대를 포함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유튜브를 통해 표출되는 것은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도 있다”고 긍정적인 부분을 짚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점은 청소년 유튜버들이 자신이 제작하고 보급하는 미디어 콘텐츠가 다른 사람들의 삶과 이 세상에 어떤 파급력을 줄 수 있는지를 충분히 인식하고, 수익 창출, 재미, 조회수 등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유튜버로 활동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건강한 미디어 환경을 만드는 책임은 미디어 기업뿐만 아니라 미디어 소비자에게도 있다고 본다. 부적절하거나 유해한 콘텐츠에 대해 거르고 비판적이고 선별적인 콘텐츠의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과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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