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부사령관 동행
유엔사령관 동행했던
재작년 12월과 달리
한미동맹 차원 메시지 無
12·3 비상계엄에 연루된 군 당국이 대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군 본연의 임무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3일 육군 1사단 일반전초(GOP)대대와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했다.
특히 이번 일정에는 데릭 맥컬리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캐나다 육군 중장)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까지 맡고 있는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이 김 의장과 함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유엔사 부사령관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는 남북 간 정전협정 준수를 관리·감독하는 기구로, 유엔사 부사령관의 최전방 방문은 남북 군사적 긴장에 대한 관리 의지를 피력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 입장에선 브런슨 사령관의 최전방 방문 무산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브런슨 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 자격으로 현장을 찾았더라도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는 만큼, 방문 자체가 한미동맹 차원의 대북 메시지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참이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은 "적 도발시 동맹의 힘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었다. 이날 일정에 유엔사 부사령관이 동행했던 만큼, 해당 제목은 어색한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의 동맹은 미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만약 예정대로 브런슨 사령관이 동행했다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미가 최전방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평가도 가능했을 거란 관측이다.
일례로 군 당국은 재작년 12월 김 의장과 폴 러캐머라 당시 유엔군사령관이 중부전선 최전방 GP 경계작전부대를 방문한 데 대해 '한미동맹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당시 "한미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를 위한 핵협의그룹(NCG) 개최 등의 정책을 작전 및 행동화로 이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반면 캐나다 장성이 유엔군 부사령관 자격으로 동행했던 이번 일정과 관련해선 한미동맹 차원의 메시지가 전무했다.
합참은 김 의장이 현장에 함께 참석한 맥컬리 부사령관과 정전협정 준수·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대한민국 주권과 자주국방 역할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北 도발 시 단호히 대응"
합참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날 GOP대대와 부분복원 GP 현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최근 접적지역에서의 변화된 상황과 북한 도발 가능성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대비태세를 점검했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적군·아군 상황 변화에 따른 최적화된 감시·경계작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하며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좌고우면 없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 의장은 부분복원 GP 현장을 방문해선 과학화경계시스템 등 경계력 보강 결과를 확인했다. 최전방 감시·경계작전, 적 도발 대비 생존성 보장 대책, 타격장비 운용 등 제반 작전요소를 면밀하게 점검했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