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재무제표 표시 기업 배당여력 과대평가…자사주 매입·소각 포함해야”

실질배당성향·간주배당성향 도입 3단계 배당정보 제안

황인태 중앙대 교수가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과 한국회계학회가 개최한 ‘자기주식과 배당의 새로운 회계처리 모색’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한국경제연구원

현행 회계제도에서 자사주취득을 이익잉여금에 반영하지 않아 기업의 배당여력이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재무제표에 포함해 기업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황인태 중앙대 교수는 13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과 한국회계학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자기주식과 배당의 새로운 회계처리 모색’ 세미나에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사주는 배당과 함께 주주환원 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현재 회계처리는 기타자본 차감으로 공시해 이익잉여금에 영향을 주지 않아 외부에서 기업의 배당여력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사내유보금으로 불리고 있는 유보이익이 과대 계산돼 처분과 투자 압력으로 연계되는 문제점을 들며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자사주를 보유한 상장기업은 2007년 782개 기업에서 2018년 1372개로 증가했다. 상법은 자본충실의 원칙상 자기주식 취득을 예외적으로만 허용했으나 2011년 전면 허용하며 한도를 배당가능이익으로 설정했다.

황 교수는 또 자기주식의 매입과 이익소각은 현금의 사외유출이라며 회계적 관점과 경제적 효과 면에서 배당과 동일하나 그 정보가 회사의 배당정보 공시에 고려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선방법으로 사업보고서의 배당 정보에 자기주식 취득과 이익소각 관련 정보인 이익소각과 자기주식순취득액을 함께 공시할 것을 제안했다. 그 근거로 잠재적 보통주도 보통주로 전환됐다고 가정, 희석효과를 반영해 계산한 희석주당순이익을 추가로 공시하고 있음을 들었다.

이어 현금배당성향 공시에서 실질배당성향과 간주배당성향을 도입해 3단계로 배당정보를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현금배당성향은 현금배당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자기주식취득과 이익소각 효과는 포함되지 않아 과소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삼성전자에 적용한다면 2017년 현금배당성향은 14.1%에 불과하나 실질배당성향은 42.8%, 간주배당성향은 63.0%로 증가한다며 유사한 경제적 효과를 가진 현금배당·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함께 공시함으로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배당 및 자사주처리 관련 회계정보의 추가 제공에 동의했다.

송민섭 서강대 교수는 하나의 경제적 사건에 대해 형태에 따라 다른 회계처리가 적용되고 그 결과 배당금액이 달라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진 상장협 회계제도팀장은 앞으로 미실현이익 계산방법에 대한 법무부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현재의 계산방법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크다고 강조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경영권방어수단이 부재한 한국에서 자사주 보유가 경영권방어수단으로도 이용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환원 요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회계기준과 상법을 비롯한 관련 법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인태 중앙대 교수가 제안한 실질배당성향·간주배당성향 도입 3단계 배당정보 제공 삼성전자 예시 표.Ⓒ한국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