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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가장 오래됐다던 문자…황당한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입력 2022.09.13 21:42 수정 2022.09.13 16:04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 마쓰에시

일본 최고(最古)의 문자로 평가받던 야요이 시대 유물의 글자 성분이 유성펜과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일본 매체 아사히 신문은 나라현립 가시하라 고고학연구소 등의 분석 결과 가장 오래된 문자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던 시마네현 마쓰에시 다와야마 유적 출토품의 글씨 성분이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유성펜 성분과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출토품은 길이 9cm, 폭 7.5cm, 두께 1.5cm의 석제품이다. 지난 2005년 조사 당시 보고서에서는 숫돌로 추정했지만 2020년 후쿠오카시 매장문화재과 구즈미 다케오 주사는 사용 흔적 등으로 추정할 때 먹으로 쓰인 문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일본 학계는 출토품 뒷면 중앙 부근에 두 개의 검고 희미한 선을 기원 전후 예서체로 보고 '자(子)' 등 문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마쓰에시는 문자를 검출하는 데 사용되는 적외선 촬영에도 묵서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전자현미경 관찰에서도 먹에 특징적인 형태의 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나라현립 가시하라 고고학연구소 오카미 도모노리 선임연구원이 나라첨단과학기술대학원과 협력해 특수한 빛을 비추고 산란된 빛의 강도 분포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물질의 정체를 확인했다.


해당 물질은 시판 중인 먹이나 유물 보존 약품 등과는 스펙트럼이 맞지 않았으나, 유물 정리 작업 등에 쓰이는 유성펜과는 일치했다.


오카미 연구원은 "발굴 조사 후 정리 작업 때 잘못 붙은 유성펜 흔적으로 생각된다"면서도 "성급한 판단을 하지 않는 게 필요하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묵 가능성을 제기했던 구즈미 주사는 "과학적 절차를 밟고 있어 (분석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재분석 등으로 현대 물질임이 확정되면 (문자라는) 견해는 완전히 철회할 것"이라고 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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