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5선 주호영, 與 원내대표 선출
106표 가운데 과반 넘는61표 얻어 당선
朱, 미래통합당 이어 2번째 원대 임기 시작
"온건·합리적 리더십, 당 안정화 이끌 것"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호영 의원을 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당 내홍 수습을 위해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감을 택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주 신임 원내대표가 계파 성향이 옅고, 직선적이었던 이전 지도부와 보다 온건한 리더십을 갖춘 점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선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는 당 안정화와 외연 확장 등에 주 원내대표의 온건의 리더십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주호영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주 원내대표는 투표에 참여한 의원 106명 중 61명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말에서 "다시 한 번 일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원망과 감사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며 "이용호 의원이 당에 신선한 바람 불러일으키기 위해 많이 노력하셨는데 이를 당의 역동성으로 삼아 우리 당이 더욱 역동적이고 하나 되는 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주 원내대표의 당선을 일찌감치 예상하고 있었다. 지난달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직후 첫 위원장으로 선임됐다가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해당 비대위 체제의 붕괴에 주 원내대표의 개인적인 잘못이 없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던 만큼 재차 기회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에선 당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수 등장했던 만큼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컸던 상황이었다.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주 원내대표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경선에 앞서 ▲당 안정화 ▲정기국회 국정감사 및 예산심의 완수 ▲외연 확장 및 당 지지율 제고 ▲당과 대통령실간 건강하고 수평적 관계 유지 ▲차기 전당대회관리 지원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원내대표는 '원팀'을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가 하나가 돼야 한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말로만 하는 것도 아니요, 강요해서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결해도 이기지 못할 수 있지만, 분열은 필패다"라며 "원내대표는 헌법기관인 의원 한 분, 한 분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팀워크를 이루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일은 함께 상의하고 함께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원팀 행보를 이끌기 위해 주 원내대표가 적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 원내대표가 대구에서 내리 5선에 성공했음에도 중도보수 성향 이미지가 강해 온건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다.
또 애당초 주 원내대표가 첫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유도 대통령실과 소통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계파 논란 등에 따른 당내 분란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었던 만큼 당 안정화를 위한 객관적인 시각을 갖춘 그가 원내대표 자리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주 원내대표가 지난 21대 국회 개원 당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첫 원내 지휘봉을 잡은 경험을 갖고 있단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주 원내대표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임기 초반 당시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작업과 '김종인 비대위' 출범 준비 등을 이끌며 지도부 공백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첫 정긱국회와 국정감사, 예산심의 등 야당과의 갈등이 예고되는 지점에서도 주 원내대표의 온건한 리더십이 영향을 발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주 원내대표가 원내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안정적인 여야 관계를 지향하며 수시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윤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를 맞아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과잉 생산된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김건희 특검'과 '대통령실 국정조사' 등 카드를 꺼내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주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중요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당내에선 주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빛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원내대표가 야당과의 협상 상대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미 합을 맞춘 경험이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020년 9월 주 원내대표는 당시 야당 원내대표로, 여당 예결위 간사였던 박 원내대표와 협상을 통해 코로나 피해 지원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합의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이번에 된 건 아마 21대 국회 전반기 때 우리 당이 총선에서 지고 완전히 앞길이 참담했을 때 그때 우리를 잘 이끌었던 바가 있어서 그에 대한 신뢰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며 "야당과의 향후 협상에서도 경험이 있는 분이 한 번 더 하는게 안정적이지 않을까 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도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