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사이 "잘 모른다" "금시초문" 반응
개소 2주 동안 일평균 사용건수 '1건' 그쳐
수해 탓 예정된 개소식 미뤄져 홍보 차질
9월 1일에 다시 개소식, 국민과 소통 박차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이 국회의원의 입법·정책과 의정활동을 국민에게 직접 알린다는 포부로 새로 만든 국회 의원회관 2층 스튜디오가 문을 연지 1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각 국회의원실에서는 존재 여부가 생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수해로 인해 공교롭게도 예정됐던 개소식이 미뤄진 탓으로, 국회사무처는 오는 9월 1일 새로 개소식을 잡아 '국민과의 직접 소통'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18일 데일리안 취재 결과, 국회사무처는 지난달 13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전면안내실 방향에 '이실직GO'(이제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직접 고한다) 스튜디오를 개소했다. 국회의원과 국민 간 소통을 강화하고, 의원의 온라인 의정활동 지원 확대 및 좋은 입법과 정책을 국민에게 알린다는 취지다.
본지가 국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스튜디오 설치 비용은 총 2억4156만원으로 방송시스템 및 시설공사 등에 사용됐다. 공사기간은 지난 3월에서 6월까지이며, 관리와 운영은 외주 용역업체가 맡고 용역 직원 2명이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용 대상은 국회의원 및 국회 소속 기관이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실직GO' 스튜디오에서 실시간으로 정책 세미나 등이 중계되는 시스템이 작동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이 국민에게 노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각 의원실에서는 해당 스튜디오의 존재 자체를 아직 잘 모르거나, 알고는 있지만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생경하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 A 비서관은 스튜디오 개소 여부를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처음 듣는다"고 말했고, 같은 당 소속 B 비서관은 "금시초문"이라며 "마음의 편지함이냐"라고 반문했다. 의원실 우편함에 넣어진 팜플렛을 보고 뒤늦게 알았다는 보좌진도 있었다. C 보좌관은 "확인해보니 스튜디오 관련으로 사무처에서 전자메일을 받았던 건 없고, 4장짜리 홍보 팜플렛을 우편함에 넣어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갖춘 의원실 D 선임비서관은 "의원회관 전자게시판에서 홍보했던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실 E 보좌관은 "인트라넷·메일을 찾아봤지만 사무처로부터 온 것은 없었고 내부망 시설물 예약시스템엔 올라와 있다"고 했다. 이외 다수 의원실 관계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국회사무처가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주말 제외) 집계한 국회의원들의 스튜디오 신청건수와 사용건수는 각각 17건과 12건이다. 개소 2주째이기는 하지만 사용건수 기준으로 계산하면 일평균 '1건'에 불과하다.
이는 2020년 9월 개설된 의원회관 1층 '열린스튜디오'의 일평균 사용건수와 비교했을 때, 가장 저조했던 해와 비교하더라도 약 3분의 1 수준에도 아직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무처에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개관한 열린스튜디오의 일평균 사용건수는 △2020년 4.5건 △2021년 3.6건 △2022년 5.5건 △2023년 6.1건이다. 열린스튜디오의 일평균 사용건수가 가장 저조했던 2021년과 비교하더라도 새로 만들어진 이실직GO 스튜디오의 일평균 사용건수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셈이다.
이같은 상황이 초래된 이유에는 뜻밖에도 집중호우와 수해가 있다. 이실직GO 스튜디오가 오픈한 지난달 중순을 전후해 국회 고위 관계자와 여야 정당 지도부가 참석한 개소식을 준비하고 개소와 동시에 대대적인 홍보를 기획했었으나, 때마침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나면서 부득이하게 이를 순연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회의원들의 유튜브를 통한 입법·정책·의정 홍보 활동이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사무처에서는 내달 1일에 새로 날짜를 잡아 개소식을 거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새롭게 준비한 개소식이 거행되면 홍보 문제가 해결되면서 신청건수와 사용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사무처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실직GO 스튜디오에 대해 아직은 보좌진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지적에 "개소 당시 각 의원실 홍보담당 비서관 앞으로 홍보물을 돌렸고, 의원회관 디지털 게시판에 포스터도 띄워 홍보를 했다"면서도 "8월 들어 매일 이용률을 살펴보고 있지만 (이용률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기존의 열린스튜디오에 이질직GO 스튜디오를 추가 개소한 이유에 대해 "영상 촬영 수요 증가 및 용도 확대(라이브 방송 및 다인 출연) 등에 따라 카메라 대수를 늘리고, 스튜디오 내 별도 세트장 등을 조성했다"며 "이는 국회의원의 온라인 의정활동 지원 확대를 위한 것이며 기존 스튜디오는 1인 축사 촬영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